지옥을 견뎌라… 쇼트트랙팀 매일 링크 300바퀴

입력 : 2018.01.01 03:17

[평창올림픽 D-39]

쉴틈없는 선수촌, 훈련 또 훈련
썰매 금메달 노리는 ‘개띠’ 윤성빈 “매일 4번 주행연습, 황금개 될 것”

이상화, 100㎏ 얹고 하체 훈련
이승훈은 하루에 빙판 50㎞ 달려

연습이 ‘천재(天才)’를 만든다고 했다. 선수는 단 한 뼘 성장을 위해 수백, 수천 번 반복 훈련을 한다. 태극 마크를 단 한국 대표팀은 평창 설원과 빙판에서 저마다의 꿈을 안고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2018년 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실전에 나서는 그 순간까지, 선수들의 일상은 땀과 눈물로 점철된다.

매일 트랙 300바퀴

쇼트트랙은 한국 동계 스포츠의 자존심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은 53개의 메달(금 26, 은 17, 동 10)을 거머쥐었다. 쇼트트랙에서만 그중 42개(금 21, 은 12, 동 9)가 나왔다.

세계 최정상급 실력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쇼트트랙 대표팀(10명)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주 6일 합숙 훈련을 한다. 선수들은 동이 트지 않은 오전 5시 20분에 모여 러닝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요즘 선수들은 둘레 111.12m 링크를 하루에 300바퀴씩 돈다. 총 33.34㎞. 서울 종로에서 경기 수원역까지 매일 얼음을 지치는 꼴이다. 스케이팅을 마치면 곳곳에서 ‘악’ 소리가 나온다.

기초 체력 강화를 위한 지상 훈련과 경쟁자 경기 분석도 빼놓을 수 없다. 꼭두새벽에 시작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간은 밤 10시. 선수들은 곧바로 침대에 쓰러진다. 김선태 쇼트트랙 감독은 “선수 입장에선 지금이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라고 말했다.

하루 8회 주행에 2㎏ 빠져

한국 썰매는 평창에서 올림픽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스켈레톤 세계 1위 윤성빈(24)이 유력 후보다. 썰매는 홈 이점이 큰 종목이다. 다른 나라보다 실제 올림픽이 열리는 홈 트랙에서 훈련할 기회가 훨씬 많아, 트랙의 빙질(氷質)·커브·각도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몸으로 외워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 대표팀 총감독은 “윤성빈은 1월 말까지 오전·오후 하루 네 번씩 평창 트랙에서 주행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렇게 뛰고 나면 강철 같은 다리도 후들거린다. 주행 훈련 한 번을 위해 사전에 여러 준비 작업을 거치고, 수없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윤성빈은 매일 서너 시간의 근력 운동을 병행한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지난 30일 출국한 그는 “내가 개띠인데, 2018년이 황금 개띠의 해(무술년)라고 한다. 평창에서 ‘황금 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의 '골든 데이'

한때 세계 1위였다가 이번 시즌 10위권에 머물고 있는 원윤종(33)·서영우(27) 등 봅슬레이팀은 매일 8번 주행 훈련을 한다.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하루에 체중 2㎏이 빠질 때도 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관계자는 “눈감고도 탈 만큼 익숙해져서 올림픽 땐 대역전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밴쿠버 영웅들도 ‘지옥 훈련’

‘빙속 여제’ 이상화(29)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국가대표 선수촌 생활을 한 해도 거른 적이 없다. 동계 훈련 일정과 겹치는 크리스마스, 신정 같은 휴일을 마음 편히 쉬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평창에서 올림픽 3연패(여자 500m)를 노리는 이상화는 꾸준히 하체 단련을 한다. 이상화의 스쿼트(바벨 들고 앉았다 일어서기) 무게는 한때 170㎏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부상당한 무릎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0㎏으로 낮췄다.

장거리 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30)은 주로 쇼트트랙 링크에서 훈련한다. 하루에 많을 땐 50㎞를 타는데, 이런 고강도 체력 훈련이 이승훈의 특기인 막판 스퍼트의 비결이다. 그는 지난여름 매일 100㎞ 사이클을 타는 ‘지옥 훈련’을 소화했다. 근력과 심폐 지구력을 모두 강화하는 효과를 봤다.

훈련 일수로만 따지면 여자 아이스하키를 따라올 종목이 없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4년 10월부터 3년 2개월 동안 741일(2017년 12월 31일 기준) 훈련했다. 한 달에 20일 정도 꾸준히 얼음판을 달군 것이다. 지난 3년간 오간 비행 거리는 약 13만㎞로 지구 둘레(약 4만㎞)를 3바퀴 이상 돈 셈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새해에도 진천 선수촌에서 매일 6시간씩 ‘평창의 기적’을 위해 구슬땀을 쏟을 계획이다.

남자 아이스하키도 종목 특성에 맞춰 설계된 일명 ‘엑소스 체력 프로그램'(NHL식 고강도 훈련)을 통해 파워를 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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