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하지만… 한국의 ‘3 NO’로 도전받고 있다”

입력 : 2018.01.01 03:33

[위기의 한반도]

– 존 햄리 美 CSIS 소장 인터뷰
매티스 국방·틸러슨 국무 모두 선제공격보다는 외교해법 선호
백악관에서는 다른 목소리 나와

중국은 韓美 갈라놓으려 하는데… 한국, 스스로를 위험으로 내몰아
미국, 비핵화 없이 北에 보상안해

워싱턴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소장은 “한국이 사드 화해를 하면서 중국에 밝힌 ‘3노(NO)’ 방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군사 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3노’는 북핵 위기 속의 한국 안보를 더 취약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사드 추가 배치를 포기함으로써 스스로를 위험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12월 28일 CSIS에서 햄리 소장을 만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2018년엔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나.

“트럼프 행정부에 두 부류가 있다. 한쪽에선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선 대화보다는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새해에 미국이 북한과 전면적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그 사이 어딘가에 있게 될 것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북한에 대한 생각과 각각의 해법은 무엇인가.

“매티스와 틸러슨의 생각엔 큰 차이가 없다. 두 사람 다 선제공격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 생각이 다른 쪽은 백악관이다. 하지만 백악관에서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이 12월 28일(현지 시각) 워싱턴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이 12월 28일(현지 시각) 워싱턴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햄리 소장은 인터뷰에서“한국이 사드 화해를 하며 중국에 밝힌‘3노(No)’방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최근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 시한을 3개월로 본다는 보도가 있었다. 긴박한 상황 아닌가.

“미국에는 MD 체계가 있다. MD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지는 못하겠지만 초기 공격을 막고 이후 북한의 모든 것을 파괴할 능력이 있다. 그 점을 확신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식의 말은 믿지 않는다.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보상은 없다. 우리는 겁먹지 않을 것이고 억지 능력은 제대로 작동할 것이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북한은 더 많은 핵과 미사일을 갖게 된다.

“그건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지금도 북한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여러 발을 한꺼번에 요격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반격으로 북한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정도로 파괴할 능력이 있다. 문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다른 곳에 팔려고 할 때 생긴다. 그건 심각한 문제다.”

―2018년에도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인가.

“비핵화는 북한이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 의사가 없다고 했다. 북한은 지금 핵을 가지고 기회를 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을 가진 상태로 대화하자고 한다면 미국이 응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지금으로선 북한이 어떤 제안을 할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

―틸러슨 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까지 닿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상황이 지금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ICBM만 막을 수 있다면 북핵은 인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인가.

“그렇지 않다. 북한의 ICBM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지만 미국은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한국이 미국 MD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실수이다. 한국은 ‘3노’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런 방침은 한국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을 직접 방어하는 쪽을 선호한다. 그래서 사드를 배치한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제공하는 것은 한국 안보가 불안정해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3노’를 말한다. 왜 한국은 스스로를 취약한 상태로 두려고 하는가.”

―현재 한·미 동맹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근본적으로는 강하다. 하지만 ‘3노’로 일부 도전받고 있다. 요즘 한국은 미국의 방어 공약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이 사드를 배치해 한국을 지켜주겠다고 한 것인데 한국이 이젠 ‘사드가 필요 없다’고 한다. 도대체 이게 어떤 상황인지 누가 설명해주면 좋겠다. 한국이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신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게 아니면 사드를 (추가) 배치해서 미국과 함께해야 한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과 이후의 화해 과정은 한·미 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의 의도였다고 보나.

“중국은 한·미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한다. 한국이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는 상태로 만들려는 것이다.”

―중국의 그런 의도가 효과가 있었다고 보나.

“‘3노’는 중국의 그런 의도가 성공적이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미국 측에 요청했고 미국이 이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동계올림픽과 군사훈련 간에는 어떤 연관성도 없다. 미국의 훈련 계획은 지역 동맹들의 안보를 확실하게 하기 위한 것이고 한국과 늘 해왔던 것이다. 한·미 군사훈련이 올림픽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

―워싱턴을 찾는 중국 대표단을 만나 보면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중국 사람들은 단어 하나까지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 ‘우리는 북한이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북한을 통제할 수 없다’는 식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북한에 대해 화가 나 있고 좌절한 상태이다. 북한이 중국에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가 분단돼 있기를 바란다. 중국은 북핵을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붕괴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중국의 전략적 이해는 미국을 동북아에서 몰아내는 것이다. 북한도 그것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김정은은 중국에 고개 숙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존 햄리(67)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미국 국방부에서 오래 근무한 국제 문제 전문가다. 사우스다코다주(州)의 오거스타나 칼리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후 워싱턴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1978년 의회 예산위원회에서 국가안보 및 국제 분야를 맡기 시작해 1980년대까지 상·하원에서 국장급으로 일하며 명성을 쌓았다. 이후 국방부로 옮겨 국방부 차관(1993~1997년), 국방부 부장관(1997~1999년)을 거쳐 2000년 CSIS 소장으로 선출됐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선 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CSIS는 워싱턴의 대표적인 초당파적 싱크탱크로 꼽힌다.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CSIS에서 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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