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무술년의 KBO리그, 여전한 타고투저일까

입력 : 2018.01.01 06:16

[OSEN=조형래 기자] 황금 개띠의 해가 밝았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의 KBO리그는 여전히 타고투저의 트렌드를 보여줄 것일까.

최근 KBO리그의 트렌드는 타고투저였다. 타자들이 득세하고 투수들은 기가 죽었다. 지난 2014년 리그 평균자책점 5.21, 리그 타율 2할8푼9리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평균자책점 4.87 타율 2할8푼, 2016년 평균자책점 5.17 타율 2할9푼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평균자책점 4.97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했다. 4년 연속 타고투저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최근 4년 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한 투수는 단 2명(2015년 양현종, 2016년 더스틴 니퍼트)에 불과했고 리그 타율 3할을 넘는 타자들은 4년 연속 28명을 넘어섰다. 2016년이 제일 많은 40명이었고, 지난해에는 32명이 3할 타율을 넘게 기록했다. 타자들의 비율 스탯에 대한 인플레이션은 극심했고, 3할 타율의 가치는 뚝 떨어졌다. 4년 간 리그 홈런 숫자 역시 1162개–1511개-1483개-1547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리그 홈런 1547개는 10개 구단 체제 이후 역대 최고치다. 

리그 확장에 따라 엷어진 선수층으로 인한 투수력의 저하, 길어진 시즌, 좁아진 스트라이크 존, 타자와 투수의 다른 성장 속도, 공인구의 반발력 등 타고투저에 대한 여러 분석들이 나오지만, 특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 모든 원인들이 타고투저라는 결과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타고투저의 리그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지고 있다.

올해 역시 타고투저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타자들이 다시 KBO리그에 합류했다. 정상급 타자들이 리그에 포진한 만큼 리그 전체적인 수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2014년과 2015년, 두 시즌 연속 50홈런을 돌파했던 박병호(넥센)의 귀환은 리그 홈런 숫자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년 연속 40개의 아치를 최정(SK)과의 열띤 홈런 대결은 기대를 모으게 하지만, 투수들은 공포를 느낄 대상이 한 명 더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타격 기계’ 김현수(LG)가 돌아와 유감없이 타격 능력을 뽐낼 것이다. 통산 타율 3할1푼8리의 정교함과 드넓은 잠실구장에서도 25개 가량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는 파워까지 갖춘 김현수의 복귀도 타고투저를 촉진시킬 전망. 지난해 메이저리그 도전 이전 타격 수치에서 성장세를 보여준 황재균(kt)도 미국 무대 경험과 자신의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리그 타격 판도를 어지럽게 할 수 있다.

기존의 타자들도 기량을 갖추고 있는 상황. 정상급 타자들의 이동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민병헌(두산→롯데), 강민호(롯데→삼성)는 모두 전 소속팀의 홈구장보다 더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으로 바뀌었다. 타격 성적 향상이 이뤄질 수 있는 대목.

타고투저의 트렌드는 구단들의 야구 스타일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한때 시대를 주름잡았던 ‘발야구’ 보다 이제는 ‘한 방’을 노리는 야구를 더 중시하게 됐다. 장타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득점 루트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타자들 역시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하며 근육량을 키워 파워를 증가시키는 ‘벌크업’ 열풍이 불고 있다.

‘타고’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는 지나치게 많다. 그러면 ‘투저’를 극복할 방안은 있을까.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참패 이후 지나친 타고투저 리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개선책 마련에 몰두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트라이크존의 확대였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넓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타자들을 당황케 만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 잠시 뿐이었다. 일관성은 부족했고, 시즌을 거듭할수록 스트라이크 존은 다시 좁아졌다. 올해 역시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투수들의 숨 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투고타저로 다시 돌아올 일말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젊은 투수들이 그 어느 시즌보다 대거 등장했다. 임기영, 김윤동(이상 KIA), 함덕주, 김명신(이상 두산), 박세웅, 박진형, 김원중(이상 롯데), 장현식, 구창모(이상 NC), 문승원, 박종훈(이상 SK), 김대현(LG), 최원태(넥센), 장필준(삼성), 고영표, 김재윤(이상 kt) 등이 영건의 힘을 보여줬다. 이들이 지난해의 경험을 발판 삼아 기량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리그 투수진의 세대교체와 동시에 타고투저의 흐름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또

기량이 쇠퇴하고 노쇠화가 온 외국인 투수들이 빠져나가고 힘 있는 새 외국인 투수들의 등장도 타고투저를 투고타저로 돌릴 수 있는 희망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릭 아델만(삼성), 펠릭스 듀브론트(롯데), 에스밀 로저스(넥센), 앙헬 산체스(SK) 등 구위와 경험을 모두 갖춘 새 얼굴들이 마운드를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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