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대준 모친에 양육비 등 10억 지급”…’효도계약’ 판결에 대만 시끌

입력 : 2018.01.03 16:35

아들 둘 치과의사로 키우며 부양계약서 작성
NYT “孝, 중요하지만…판결 반응 엇갈려”

대만 최고법원. /UDN

대만의 한 치과 의사가 교육비를 댄 어머니를 노후에 부양하기로 한 계약을 어겼다가 어머니에게 우리 돈 10억원가량을 지급하게 됐다.

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와 대만 리버티타임스 등에 따르면 대만 최고법원은 뤄모씨가 아들의 치과대 교육비를 대는 조건으로 노후에 자신을 부양하기로 한 계약을 어겼다며 아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뤄씨 승소 판결을 했다. 이에 따라 뤄씨의 아들은 뤄씨에게 100만달러를 지급하게 됐다.

현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뤄씨는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군인 가문 출신의 추모씨와 결혼 후 친정의 도움으로 치과를 개원했다. 뤄씨는 남편과 이혼하기 전까지 이 병원에서 함께 일했다. 그는 이혼 후 혼자서 치과를 운영했다.

뤄씨는 두 아들이 각각 20살이 되던 해에 치과대 교육비를 대는 조건으로 자신을 부양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아들들이 자신을 부양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뤄씨의 두 아들은 2003년에 각각 치과 개원의가 됐다.

계약 내용은 뤄씨의 아들 둘이 각자 총액이 5000만 대만달러(약 18억1000만원)가 될 때까지 뤄씨에게 매달 치과 순이익의 60%를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뤄씨의 둘째 아들 추모씨는 자신이 어머니의 치과에서 이미 100만 달러(10억6000만원)가량을 갚았다며 계약 이행을 거부했다.

이에 뤄씨는 추씨의 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추씨는 소송 과정에서 자신이 불과 20살에 계약을 체결했고, 상당한 금액을 갚은 만큼 빚이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법원은 추씨가 계약을 체결할 당시 법적으로 성인이었던 만큼 계약을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추씨가 어머니에게 총 96만7000달러(약 10억3000만원)를 갚으라고 판결했다. ‘양육비’ 명목이 75만4000달러(약 8억원)고 나머지는 이자다.

NYT는 대만 사회에서 이번 판결에 대한 반응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자녀의 부모 부양 의무가 법에 규정된 대만에서 효도와 교육은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되지만, 오늘날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어서다.

대만인 황야링씨는 페이스북에 “불효자들은 돼지나 개만도 못하다”고 추씨를 비난했다.

타이페이에 거주하는 치과의사 우츠항(30)은 “판사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추씨의) 어머니는 아들을 양육한 행위에 가격을 매겼다. 그것은 아마도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