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차이나폰 협공에…삼성폰 샌드위치

입력 : 2018.01.03 19:46 | 수정 : 2018.01.03 19:47

중국 화웨이가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 기술(IT) 전시회 ‘CES 2018’에서 미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한다. 화웨이는 미국 2위 통신 기업 AT&T와 손잡고 2월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10’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내수 시장을 벗어나 인도, 유럽 등에서 점유율을 급격히 높여온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애플과 삼성전자가 양분해온 세계 최대 프리미엄 시장 미국까지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3일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5%가량 성장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5억대를 돌파할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 줄어든 3억1000만대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애플과 중저가 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중국·인도에 이어 미국 시장까지 노리는 중국 업체들

화웨이를 비롯해 오포·비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중저가 시장에서 이미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전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자국 시장에서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23%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샤오미(22%), 비보(9%), 오포(8%), 레노버(7%) 등 중국 업체들과 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 CES에서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리처드 유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대대적 마케팅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리처드 유 화웨이 CEO는 1일 중국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 광고비로만 1억달러(약 1065억원)를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화웨이의 메이트10 시리즈는 유럽과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뛰어난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면서 “중국산은 저품질·저가라는 인식을 바꾸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레노버·하이센스·TCL·ZTE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CES에 대대적으로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시장의 최강자인 애플은 중국 공세에 맞서 올해 중저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올해 중저가폰인 아이폰SE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의 후속 모델도 나오면서 올해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7.5%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돌파구 될 듯”

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이익을 확보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갤럭시J·A 시리즈로 점유율을 유지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고, 애플이 중저가 시장을 노리기 시작하면서 대대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마케팅을 실시하고, 차기작인 갤럭시S9와 갤럭시노트9 출시 일정을 다소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을 올해 출시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폴더블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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